영화 <트루먼 쇼>는 1998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이다. 장르는 코미디, 드라마, SF로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현실처럼 꾸며진 거대한 스튜디오 속에서 사는 한 남자의 인생 이야기이다. 이러한 설정답게 많은 디테일이 숨어있는 영화이다. 이 디테일들을 찾으며 보는 재미가 있다. 재미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높은 영화 <트루먼 쇼>를 알아보자.
스튜디오 속 가짜세상에서 인생을 사는 남자 트루먼
트루먼은 버뱅크라는 작은 섬에 사는 30세의 남자이다. 직업은 보험회사원으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세상은 엄청난 비밀이다. 사실 그의 아내와 친구, 가족, 직장, 상대하는 고객들조차도 전부 TV 속 연기자이다. 심지어 그의 삶은 30년 동안 전 세계에 24시간 생중계되고 있었다. 그의 삶은 모두 가짜 세상 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트루먼에게 이상한 일들이 생긴다. 평범한 어느 날, 하늘에서 조명이 떨어지고, 길에서 우연히 30년 전 죽은 아빠를 만나게 된 것이다. 게다가 트루먼의 첫사랑 실비아는 이 모든 것이 쇼라는 이상한 말을 남기고 떠난다. 이런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지면서 트루먼은 의심하기 시작한다.
결국 트루먼은 자신의 삶이 전부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진짜 세상과 자신의 삶을 찾아서 스튜디오 속 가짜 세상에서 탈출을 시도한다. 과연 트루먼은 진실된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을까?
<트루먼 쇼>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이유 있는 흥행
영화 <트루먼 쇼>는 피터 위어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로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았고, <트루먼 쇼>는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이 영화는 4,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26,41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기록했다. 또한, 1998년도 글로벌 흥행 순위 10위를 기록했다. 평점은 로튼토마토 95%, 메타크리틱 90점(만점 100), IMDb 8.1(만점 10)이었다. 트루먼 역을 맡은 주연배우 짐 캐리가 출연한 40개가 넘는 영화 중에서 <이터널 선샤인>을 제치고 가장 평점이 높다. 영화의 대중성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평점 외에도 이 영화의 작품성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트루먼 쇼>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세턴 시상식에서 판타지 영화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짐 캐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시상식에서도 수상했다. 각본상, 감독상, 작가상, 음악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대단한 흥행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디테일한 설정들
이 영화 <트루먼 쇼>에는 숨은 디테일들이 많다.
먼저, 영화 초반 조명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있다. 자세히 보면 조명에는 시리우스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것은 큰 개자리를 뜻하는 단어이다. 시리우스는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이다. 별자리를 연출하기 위한 9번째 조명으로 볼 수 있다. 이 조명은 트루먼이 사는 세상은 하늘조차도 가짜인 세트장임을 알려주는 단서이다. 또 재밌는 점은 트루먼이 사는 집의 식탁에 있다. 자세히 보면 비타민D가 들어있는 병이 보인다. 이것은 30년째 햇빛을 못 받고 스튜디오 안에서 생활한 트루먼을 보여주는 디테일이다. 또, 트루먼쇼의 맥주 광고 모델이었던 말론은 항상 맥주의 브랜드가 노골적으로 보이는 각도로 마신다. 이 맥주 브랜드는 바깥세상에 위치한 트루먼바에서 파는 맥주와 같은 브랜드이다.
트루먼을 24시간 생중계하기 위해 설치된 카메라는 5,000대쯤 된다. 메릴의 목걸이, 연필깎이, 알람시계 등 여러 곳에 숨겨져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카메라는 트루먼의 반지이다. 트루먼이 마을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결정적인 디테일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트루먼의 반지는 과거에 아빠가 착용하던 반지이다. 그의 아빠가 물에 빠졌을 때 트루먼의 손을 놓치기 직전에 트루먼에게 반지를 건네준다. 그 뒤로부터 트루먼은 아빠의 유일한 기억이 되어버린 반지를 항상 착용하고 다닌다. 나중에 아빠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서로 껴안을 때 손을 자세히 보면 트루먼이 다시 반지를 돌려준 디테일도 보인다. 카메라를 통해 위치 추적이 가능한 반지를 돌려주지 않았다면 탈출 시도조차 못했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다시 아빠한테 돌려주면서 여러 스태프와 배우들이 트루먼을 찾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트루먼이 죽은 줄 알았던 아빠를 우연히 만나는 장면에도 의미 있는 디테일이 숨겨져 있다. 이 장면에서 트루먼은 라틴어로 표어가 새겨진 대문 앞에 서게 된다. 이 표어를 번역하면 '모두를 위한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모두'이다. 트루먼 한 사람을 시청하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전 세계의 시청자들을 위한 한 사람인 트루먼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에서 이 가짜세상 스튜디오의 위치는 캘리포니아 버뱅크로 소개되었다. 버뱅크는 트루먼의 본명이기도 하다. 이것에 재밌는 해석이 있다. '트루먼 버뱅크'는 '트루 맨 버뱅크'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버뱅크에 위치한 가짜 세상 속에서 진실을 찾기 위한 한 남자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실비아가 트루먼을 구하고자 TV인터뷰를 하려고 전화한 곳은 헤이그이다. 네덜란드의 헤이그에는 국제사법재판소의 법원이 있다. 이 법원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재판을 다루는 곳이다.
이런 다양한 디테일 설정들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또한 피터 위어 감독의 섬세함과 노력을 알 수 있다.
삶에 대한 용기를 가르쳐주는 영화
이 영화는 신선하고 놀라운 소재를 다룬다. 어쩌면 영화를 보고 있는 나 조차도 트루먼 쇼를 재밌게 보고 있던 전 세계의 시청자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반대로 내가 트루먼은 아닐까 생각했다. '과연 내가 사는 세상은 진짜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영화이다. 이것은 트루먼쇼 증후군이라고 불린다. 심지어 한국에서 개봉할 때 만들어진 포스터에도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일본 영화 <사토라레>가 떠올랐다. 주인공의 속마음이 다른 사람들에게 들린다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은 속마음이 들리는 것을 모른척해준다. 다른 측면이지만 두 영화 모두 세상 속에서 개인의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늘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살아간다. 내 삶의 주인공인 우리도 소중한 인생을 위해 성실히 연기해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을 속여 온 세상을 향해 평소와 같이 똑같이 인사를 건네는 트루먼에게서 말이다. 어떤 세상이든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은 소중하다. 우리도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더 노력하고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삶에 대한 용기를 가르쳐주는 영화 <트루먼 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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