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한국식 뮤지컬 영화이다. 죽음을 앞둔 한 여자가 남편과 함께 첫사랑을 찾는 여정을 그린 영화이다. 자칫 슬프고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하고 보면 큰 오산일 것이다. 경쾌한 음악과 퍼포먼스가 있기 때문이다. K뮤지컬 영화의 시작, 그녀의 아름다운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떠나보자.
인생을 한 편의 뮤지컬로 담아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2022년에 개봉한 한국영화이다. 한국 영화로는 생소한 뮤지컬 드라마 형식이다. 이 영화는 최국희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 <스플릿>, <국가 부도의 날>등을 연출한 감독이다.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제작했던 그에게도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는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명성에 걸맞게 완성도 높은 작품을 완성하였다. 뮤지컬 장르 불모지인 한국에서 11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꽤 성공적인 도전이라고 생각된다. K뮤지컬의 시작과 같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답게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귀에 익숙한 노래와 춤이 영화 초반부터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익숙한 국내의 가요들이 끊임없이 적재적소에 나온다.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다 보면 영화를 새롭게 즐길 수 있다. 불치병의 주인공, 남겨지는 가족들, 그들의 인생이라는 이 뻔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경쾌한 음악과 춤에 끌려 몰입하게 된다. 다양한 색채와 화려한 퍼포먼스는 할리우드의 영화 라라랜드를 떠올리게 만든다.
2022년 9월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현재는 넷플릭스 OTT 서비스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한 번쯤은 꼭 보길 추천한다.
참고로, 등급은 12세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22분이다.
인생에서 꼭 해보고 싶은 10가지 버킷리스트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 오세연은 평범한 한국의 주부이자 엄마이다. 무뚝뚝한 남편, 수능시험을 앞둔 아들, 철없는 사춘기 딸을 가졌다. 그녀는 매일 이들의 식사부터 영양제, 산더미처럼 쌓인 집안일에 치인다. 어느새 그녀의 이름은 오세연이 아니라 엄마가 되었다. 그녀는 본인을 위해 쓰는 돈이 아까워서 비용이 비싼 택시 대신에 버스를 탄다. 그 버스에서 젊은 여자의 립스틱을 빌려서 바르는 장면이 나온다. 그녀도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세연은 호흡기 문제로 병원을 간다. 그곳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바로 그녀가 폐암에 걸렸으며, 살 수 있는 날이 2달 정도밖에 안 남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충격을 받았지만 삶은 바뀌지 않는다. 남편과 자식들을 돌보지만 가족들은 그녀의 생일조차 기억해주지 않는다.
세연은 인생에서 꼭 해보고 싶은 리스트를 10가지 적고, 이제는 본인을 위해서 살겠다고 선언한다. 그녀는 남편 진봉에게 마지막 생일 선물을 달라고 한다. 그것은 그녀의 첫사랑 정우를 찾아주는 것이다. 진봉은 이 황당한 선물 요구를 들어주기로 한다. 세연과 진봉은 첫사랑 찾기 여정을 떠난다.
단서는 이름뿐이다. 세연과 진봉은 정우를 찾기 위해 무작정 전국을 돌아다닌다. 그곳들에서 잊고 지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세연과 진봉의 젊고 찬란했던 추억들이다. 세연의 첫사랑을 찾는 여정에서 돌아보는 그녀의 아름다운 시절. 그리고 깨닫게 되는 가족의 소중함. 과연 그녀는 첫사랑 정우를 찾을 수 있을까?
인생의 유일한 마지막 잔치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것이란 어떤 것일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특별한 잔치가 나온다. 바로 '오세연만을 위한 잔치'이다.
영화 초반부에서 세연은 자신을 위한 잔치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남편 진봉은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죽기 전에 그녀를 위한 잔치를 연다. 그곳에는 그녀의 인생에 소중했던 사람들이 초대되었다. 그리고 진봉은 이 잔치는 세연이 건강할 때 마지막 인사를 잘하기를 바라서 만들었다고 말한다.
죽음을 인정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정말 신선하다. 세연은 예쁘게 단장하고, 지인들과 함께 음악과 춤을 즐긴다. 역설적이게도 그저 슬픈 상황이 아니다. 마치 인생의 마지막 장면을 화려하고 아름답게 만든 것 같다.
우리의 인생은 아름답다
한 명의 사람으로서 그녀의 인생 마지막 준비를 지켜보자면 가슴속에 깊은 울림이 느껴질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을 잃고 삶에 치여 살면서 허망한 죽음을 앞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세연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알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아름답고 찬란했던 인생이었다는 것이다. 삶의 끝자락에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나의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지금 나의 인생은 어떠한가. 나는 이 순간들을 어떻게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이 영화를 보는 모두가 생각해 보길 바란다.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나의 과거, 현재, 죽음.
단언컨대, 당신의 인생도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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